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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력 덧글 0 | 조회 4,866 | 2019-01-30 18:12:05
도쿠리  

- 우주력 2463년 1월 1일, 행성 서울
“아빠! 아빠!”
궁내부원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며 예복을 차려 입던 상민은 멀리서부터 시작된 긴급경보를 듣자마자 허벅지에는 힘을 잔뜩 주었고, 동시에 종아리에는 힘을 뺐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우주 최강의 꼬마 악마 셋에게 2년 동안 매일같이 시달림을 당하다 보면,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깨닫게 되지.’
예상대로 불과 5초 정도 후에, 상민은 오른쪽 종아리에 찰싹 달라붙는 인간폭탄 하나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힘의 배분이 서툴러서, 단단한 종아리에 부딪힌 아이들이 넘어지면서 손목을 삐거나 코가 깨지는 일도 있었다. 물론 그 때마다 상민은, 아무 잘못이 없음에도, 약선 앞에 조신하게 앉아 지루한 설교를 들어야 했다.
‘아빠가 되어 가지고 애들 몸을 망가뜨리고 피까지 나게 만든다는 게 말이 돼요? 수신제가 후에야 치국평천하라고 했어요.’
그럴 때마다 상민은, 일의 원인은 차치(且置)하고라도, 이 일과 수신제가가 무슨 상관인지 아리송했지만 전혀 반발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언젠가 한 번, 단 한 안전놀이터추천 마디 항변을 던졌다가 설교 시간이 배로 늘어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럴 때의 약선에게는 논리고 뭐고 전혀 통하지 않았다.
궁내부원 한 사람이 혼신의 힘을 다해 옷깃에 장식을 붙이는 중이었기 때문에, 상민은 맞은편 벽을 바라본 자세 그대로 토토사이트추천 대답했다.
“인혜구나.”
“어, 어떻게 알아요?”
세 아이 중 지혜와 인혜는 일란성, 형석이는 이란성 쌍둥이였다. 그래서 지혜와 인혜는 상민과 약선 부부, 그리고 아이들을 돌보는 궁내부원 몇 명 메이저사이트 외에는 아무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닮았다. 황궁에 같이 살고는 있지만 매일 보지는 못하고 있는 스포츠사이트 황제 부처도 평균 세 번 중에 한 번은 틀리는 판국이었다.
두 아이는 자기들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때로는 짜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고 있자면 내심으로는 그것을 즐기는 모양이었다. 실제로 한 번은 서로 좋아하는 옷을 바꿔 입고 상민 부부 앞에 와서는 누가 누구인지 맞춰 보라는 깜찍한 장난을 치기도 했었다. 물론 상민은 둘을 정확하게 놀이터추천 구분했고, 그것을 숨김없이 말하려다 약선에게 된통 꼬집히고는 곧바로 틀려 주었다.
그 기억이 떠오른 상민은 얼른 둘러댔다.
“인혜 목소리는 정말 예쁘거든.”
“히이!”
예상대로 인혜는 상민의 대답에 아주 만족스러워하는, 그러나 짐짓 부끄러워하는 감탄사를 토해냈다.
‘이제 끝일까?’
천만의 말씀이었다. 인혜는, 비록 열흘 후에야 만 24개월이 되는 어린 나이였지만, 이 정도에서 물러날 만큼 순진한(?) 아이가 아니었다.
“그럼 지혜……. 언니는요?”
이럴 때마다 상민은 약선에게 투덜대고는 했었다. 물론 마음속으로만.
‘이건 다 애들이 당신을 검증사이트 닮아서인 거요!’
아이들의 출생순서는 지혜, 형석이, 인혜의 순이다. 하지만 인혜가 지혜에게 언니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았다. 그것조차 어른들이 있을 경우로만 한정된 것인지 저희들끼리 있을 때면 지혜가 인혜에게 자신을 언니라 부르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것을 가끔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인혜가 형석이에게는 아직도 ‘야’라고 부른다는 점을 토토 보자면 이것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었다.
“어? 그, 그건…….”
상민과 비스듬히 마주 보고 있던 궁내부원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리고는 입술만으로 조언을 보냈다.
“지혜는 귀엽지.”
어느 새 상민의 앞으로 돌아온 인혜가 오른손 검지를 입에 물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적절한 조언을 함으로써 상민을 위기에서 건져냈던 궁내부원은 거의 경기를 일으키려 했다.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예쁜 안전놀이터추천 딸의 모습에 상민이 저도 모르게 허리를 숙이려 했고, 그로 인해 이십여 분에 걸쳐 안전놀이터 애써 붙인 장식이 삐뚤어질 뻔 했던 것이다.
결국 상민은 눈만 아래로 깔아 인혜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인혜는 정수리도 예뻤다.
“음…….”
뭔가를 열심히 생각하려 하는 인혜를 본 스포츠사이트 상민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안전놀이터추천 없었다.
인혜는 분명히 형석이와 관련된 무슨 일인가로 고자질을 하러 왔을 것이다. 형석이는 상민의 판박이라 안전놀이터추천 할 정도로 순진해서 검증사이트 제 누나와 여동생에게 거의 당하고 사는 처지였다. 그래서 남별궁에 근무하는 궁내부원들은 가끔씩 두 순진한 부자(父子)가, 조금 과장하면 악녀라고 해도 될 만큼 교활한 세 모녀(母女)에게 처참한 수모를 당하는 장면을 놀이터추천 목격하고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형석이는 때로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역시 상민처럼) 광분하는 성격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럴 때의 형석이는 아직 아기임에도 상당히 무섭기 때문에, 특히 장난꾸러기 막내 인혜는 상민 부부에게 구원을 청하고는 했었다. 지금도 그런 경우인 것 같은데, 인혜는 제 아빠가 자신을 보지도 않은 채 목소리를 알아들었다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본래의 목적을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마지막 장식이 다 끝났는지 두 명의 궁내부원이 상민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들은 이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상민의 주변을 빙빙 돌며 전체적인 상태를 점검하고 있었다.
황궁의 신년하례는, 참석자들 각각에게도 중요한 행사지만 그들의 고용인들에게도 신경이 많이 쓰일 수밖에 없는 행사였다. 자기 고용주가 입은, 그러니까 자신들이 코디네이트 한 의상에 대해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현실적인 지위의 변동이나 보너스, 그리고 정신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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